금융당국이 은행권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배드뱅크의 본격적인 가동에 나서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으로 인한 여파가 일단락될지 주목된다. 지난 25일 금융위원회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7개 시중은행이 참여한 PF 배드뱅크가 다음 달부터 은행권의 PF 부실채권을 사들인다고 밝혔다. 현재 6조8000억원에 이르는 은행권 PF 부실채권 중 배드뱅크를 통해 최대 2조 5000억원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권 PF 부실채권이 분기마다 7000억원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PF 여신 운용에 대한 포괄적인 점검이 필요한 때라는 목소리가 높다.
배드뱅크는 유암코와 은행들이 1조2280억원을 투입하는 사모펀드(PEF) 형태로 만들어진다. 다음 달 1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사들이고 내년 상반기까지 2~3차례에 걸쳐 PEF를 만들어 총 2조5000억원 어치 부실채권을 사들인다는 것이다.
일단 금융권에서는 배드뱅크 참여 은행들이 의견을 모아 출자 비율과 부실채권 평가 기준 등에 합의를 이끌어 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PF 대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농협과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3개 은행은 배드뱅크에 출자금 1500억원, 대여금 1000억원을 각각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중에서도 부실채권비율이 높은 우리은행의 경우 배드뱅크와 더불어 현대건설 지분 매각이익 활용해 1조가 넘는 부실 PF를 털어낼 계획이다. 배드뱅크에 일부를 매각하고 7000~9000억원은 대손상각을 통해 PF 부실채권을 정리할 예정이다. 다른 은행들도 회계법인이 은행들이 매각하려는 PF 자산에 대해 실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부실 PF비율은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안심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 부실 PF 문제가 배드뱅크 가동으로 일단 한숨은 돌렸다”면서도 “주택경기 둔화에 따른 잠재부실 확대가 지속될 것인 만큼 빠른 추진으로 시장 불안과 불신 잠재워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donttouchme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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