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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인 10명 중 6명 “파월 못 믿겠다”...연준 신뢰도 바닥
파월 연준 의장 신뢰도, 지난해에 이어 역대 의장 중 최저
인플레 늑장 대응·오락가락하는 발언 등 원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1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신뢰도가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갤럽 여론조사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갤럽 조사 결과 파월 의장이 경제를 위해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대단히’ 또는 ‘상당 부분’ 확신한다는 응답자가 39%에 그쳤다. 갤럽이 연준 의장 신뢰도 조사를 시작한 2001년 이후 파월 의장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36%)에 이어 낮은 수치다.

파월에 대한 신뢰도는 지지 정당별로 상이하게 나타났다. 민주당원의 56%는 파월을 신뢰한다고 답한 반면, 공화당원 중 30%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에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대선에서 자신이 당선되면 2026년에 종료되는 파월 의장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재임 당시 연준 의장으로 파월을 지명했으며, 2021년 임기를 연장한 바 있다.

이전 최저는 현재 재무장관으로 옮긴 재닛 옐런 전 의장의 취임 첫 해인 2014년 기록한 37%였다. 당시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은 낮고 실업률은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경제성장이 부진해 새로 취임한 옐런 전 의장이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던 때였다.

파월 의장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초반 연준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던 2020년 파월 의장에 대한 신뢰도는 58%에 달했다. 2004년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이후 최고였다.

인플레이션 지표인 지난 3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으며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 대비 3.5% 오르면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이 2022년부터 40년만에 가장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했지만 물가 상승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 역시 파월의 늦은 대응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006년부터 8년간 연준을 이끌었던 벤 버냉키 전 의장도 “그들(Fed)도 (뒤늦은 대응이) 실수였다는 점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하며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파월의 발언도 신뢰도 하락의 원인이 됐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12월 “금리 인상은 더 이상 기본정책이 아니다”, “금리 인하가 12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논의 주제였다”는 등 비둘기파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시장은 연준이 연내 6차례 정도 금리를 내릴 것으로 봤다. 처음 금리 인하 시점도 3월로 예측했다.

하지만 2024년 들어 경제지표가 계속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으로 발표되면서 금리인하 횟수에 대한 예상은 6회에서 2회로 줄었다. 금리 인하 시점도 3월에서 현재 9월까지로 늦어졌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16일에는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확신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히면서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에서 매파로 입장을 선회했다.

연준 인사들의 금리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이날 연준의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꼽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3% 수준에서 정체될 경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금리가 현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될 필요성이 높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6일 “현재 통화정책이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며 “곧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엇갈리는 발언으로 시장에 혼선을 줬다.

이번 여론조사는 4월 1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성인 1001명을 무작위 표본으로 추출해 실시됐고 ‘표본 오차 범위’는 ±4%포인트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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